2012년 3월 11일 일요일

청춘 그루브, 비트가 울리�� 마이크를 잡아봐

'청춘 그루브', 비트가 울리면 마이크를 잡아봐
- 청춘의 성장통을 경쾌한 힙합 비트와 아련한 추억으로 이겨내다 

 

경쾌한 힙함 리듬에 따라 20대 청춘기의 푸르르면서도 아련한 성장통을 떠올리게 만드는 영화 <청춘 그루브>(감독 변성현, 제작 다세포클럽)는 최근 영화계에 불어오는 3D와 최첨단 쵤영 테크닉과 달리 관객들에게 짙은 '추억'이라는 향수를 통해 아날로그 감성을 불러 일으키는 영화이다.

 

이 영화는 음악 장르 가운데 가장 자유롭고 도전적이며 거친, 그래서 때로는 공격적인 음악 '힙합'을 소재로 하여 우리의 청년들이 육체적 성장이나 사회적인 성공에 대한 조급증으로 인해 성장통을 겪어봤던 청춘기에 마치 과속방지턱과 같은 요철을 두면서 삶의 속도를 조절하라고 조언하는 듯하다.

[ 아라(곽지민 분)의 옛 거처에 모여 몰카 동영상을 찾기 위해 모인 세 남녀 © 다세포클럽 ]

 

그루브(Groove)란, 흥에 따라 즐기는 힙합 뮤직의 한 장르이기도 하지만, 자동차 도로에서 미끄럼과 과속을 방지하기 위해 두는 요철을 뜻하기도 해 이 영화에서는 청춘이란 시기가 평탄한 고속도로를 주행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와 다르게 수 많은 장애물과 사건을 통해 엇박자로 굴러가면서도 갈등을 일으켰던 주변과 관계회복을 하면서 신체와 정신이 점차 성숙해지는 것이라고 전하고 있다.

  

언더그라운드 힙합 그룹 램페이지스의 멤버들은 해체 후 3년 만에 20대의 마지막 시기에서 재회를 하게 되고 마치 쓰레기통에서 바라 본 하늘처럼 오래 동안 쌓여 왔던 사랑과 우정, 배신이란 혼란스러운 정서로 인해 이들 청춘은 환희와 좌절 그리고 고통을 맛본다.

 

공중파TV 무대에 서는 꿈을 꾸지만 외모로 인해 밀려난 램페이지스의 리더 창대(봉태규 분), 매드독이란 기획사에 스카웃 되어 인기 힙합가수가 되었지만 번번이 사고만 일으키는 새 멤버 춥스(변성현 분)로 곤욕을 겪고 있는 민수(이영훈 분), 그의 옛 연인이자 램페이지스의 원조 보컬 아라(곽지민 분), 세 명의 남녀가 3년만에 만난 이유를 두 가지 관점에서 지켜보면 좀 더 이야기 속으로 몰입할 수 있을 듯하다.

[ 영화 속에서 신비롭고 4차원적인 이미지를 소유한 램페이지스의 원조 보컬 아라(곽지민 분) © 다세포클럽 ]

 

평소 멤버들의 일거수 일투족 모두를 카메라에 담아왔던 아라는 잠적 후 3년 만에 돌아와 왜 몰래카메라 영상이 있다고 협박해 온 것일까. 그리고 왜 이들은 3년이란 시간 동안 연락을 끊고 이제서야 재회하게 된 것일까.

 

이들은 한낱 거리에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쓰레기통에서 바라본 세상처럼 자기중심적으로 해석한 채 멤버들간의 배신과 갈등으로 인해 상처받고 서로를 멀리하게 되지만, 결국 쓰레기통에 버려질 수 있는 사소한 물건으로 인해 오해의 감정이 하나 둘씩 풀리고 서로에게 위안이 되어준다.

 

자신의 의도와 관계없이 엇박자를 내는 청춘의 줄타기로 인해 다시 상처받고 후회를 되풀이했던 우리들의 젊은 날의 초상처럼 아라의 몰래 카메라는 그렇게 이들 멤버들이 가슴 속에 숨겨왔던 진실과 마음을 세상 밖으로 내놓는다.    

[ 영화 <청춘 그루브>에서 힙합 그룹 렘페이지스의 리더 창대 역으로 변신한 배우 봉태규  © 다세포클럽 ]

 

영화 시작과 동시에 등장한 쓰레기통과 창대 주변에서 힙합을 하겠다면 모여든 힙합 워너비들은 세 남녀의 오해와 갈등 그리고 화해를 풀어가는 데 멋진 가교 역할을 하고 있는 듯 보인다.

 

골치덩어리 동료로 고민많은 민수의 표정에 비해 평온하기만 한 아라는 3년전이나 지금이나 세상의 모든 걱정을 잊은 듯 천진만만하게 청년 시절의 순수를 부르짓고 핫팬츠 차림의 도발적인 스타일링으로 두 남자의 가슴을 쓸어 내린다.

 

극중 '아라'를 반복하며 부르는 곽지민이 영화 속에서 자기 정체성을 계속해서 드러내려는 것처럼 영화배우 곽지민은 영화 <사마리아><링크> 등 쉽지 않은 캐릭터를 소화한 데 이어 두 남자의 정신줄을 놓게 하는 신비로움을 간직한 채 이 영화에서 추억과 청춘이라는 테마를 환기시키는 존재감을 선보였다.

 

특히, 창대가 경쾌한 리듬의 힙합으로 편곡한 '메기의 추억' 원곡 'When you and I were young'을 부르는 곽지민의 모습은 오랜 청아하면서도 신비로운 선율에 빠져들게 하면서 영화 속에서 깨지고 넘어지는 청춘들에게 순수한 시절의 아련한 향수로 초대한다.

 

[영화 <청춘 그루브>에서 3년 전 작업실에 모인 힙합 그룹 렘페이지스의 멤버들  © 다세포클럽 ]

 

이 곡은 드라마 폐인을 양산시켰던 드라마 <미안한다, 사랑한다>에서 은채가 무혁의 옆에서 자장가처럼 불러주다가 키스를 하는 명장면을 연출시켰고,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서도 오민지가 금잔디한테 선물해 준 소리 인형에 번안곡으로 소개돼 깊은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그 때는 왜 몰랐을까. 영화 속 창대가 민수에게 램페이지스 초기 시절 건넨 "비트가 울리면 마이크를 잡는다"라는 조언처럼. 민수는 자신의 인생에서 기회를 잡아 성공한 것이고 비트가 울려도 마이크를 잡지 못한다면 창대 자신처럼 영원한 "패배자"로 남는다는 것을. 

 

교복을 벗고 본격 성인 연기자로 무대에 선 곽지민의 신비로운 매력과 인기 뮤지션 타블로의 곡을 소화하며 힙합 래퍼로 변신한 봉태규의 랩 실력과 영화 <후회하지 않아>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이영훈의 변신도 기억할 만하다.

[ 영화 <청춘그루브> 시네마톡에 참석한 신지혜 CBS아나운서, 배우 곽지민, 이영훈 (왼쪽부터) - 블로거 '도키즈'님 제공 ]

 

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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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kitree 2012-03-11 13:24:58

청춘 그루브

감독
변성현
출연
봉태규, 이영훈, 곽지민
개봉
2010 대한민국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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