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를 타고 부암동에 내렸다.
창의문을 걸어서 지나왔다.
배고프니까 라비아에서 밥부터.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동네고 가봤던 길이겠지만,
온통 처음 간 곳, 처음 본 것이니 나에겐 여행.


봉골레 파스타
느끼하고 맛있다.

하몽 살라미 피자
하몽 많이 얹어달라고 했더니 쫙- 깔아주셨다.

밖에 눈 감고 요염히 앉아있는 고냥이.
'가소로운 것들.. 니들이 예술을 알아~? 쯧쯧..'
고양이야. 오픈은 니 눈을 오픈해줘.

전 그런 사람아닙니다만,

커피를 주신다면야..
라비아 맞은편에 있던 에스프레소 무슨무슨 커피숍이었는데.. --;

밥 먹고, 차 마셨으니 걸어야지.
윤동주 시인의 언덕 오르는 길.
이런데가 있구나..

이 길을 따라 올라갔다.

학부1학년때 한컴타자 연습한다고 손가락 휘날리며 쳐댔던 그 별들.

캬-

이 구절에 떠들던 입도 다물 수 밖에.. T.T

부암동 이골목저골목도 꽤 운치가 있구나.

커피 프린스에 나왔던. 전망좋던 이선균네 집으로 올라가볼까하여.
우리 둘이 다 나온 유일한 사진일세. ㅎ

사람들 몸 밖으로 삐져나오는 예술적 끼를 주체를 못하다보니까
머리에 새싹도 돋고 길 가 전봇대가 가만있는 꼴을 못 본다.

여긴 전봇대가 알려줬던 '아트 오브 라이프'라는 곳인데.
갤러리+레스토랑+북카페 같은 곳인듯 했는데
정확한 정체를 눈으로 확인하진 못했다.
문은 열려 있는데 아무도 없어...
여기 누구 가본 사람 없소?

예전 중고등학교때 소풍으로 갔던 유원지에 있었을법한 귀신의 집 입구같기도 하고. ㅎ

심상치 않아...

음..
의자방석이 없어 궁디 쑥- 빠질까봐 앉아보진 않았지만.
나보다 근수가 나가는 사람이 앉으면 팝콘마냥 위로 용솟음치는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겠고.
나보다 근수가 적은 사람이 앉으면 재수가 없어서 뒤로 자빠져도 코가 깨지기 좋은 훌륭한 작품이야.
이 곳 심상치 않아...

장화홍련같은 영화와 어울리는 이 앙상한 가시덩쿨과
반으로 쫙- 따개진 식탁이며..
이 곳 심상치 않아..

자전거 훔쳐갈까봐 담 위에 핸들까지 뽑아서 올려놨네.
이 곳 심상치 않아..

정체모를 그 곳을 나와서 다시 위로 위로-
조용한 돌담길을 좋아하고, 걷는게 좋고, 사람다니지 않는 한적한 곳 데이트를 바란다면 딱일세.

산모퉁이가 바로 이선균네.

걸어 올라가다가 왼쪽을 바라보면 길고 긴 성곽길이 이어져있다.
저기도 꼭 가봐야겠어.

여기가 그 집.
이젠 커피숍이 되어 일본 관광객들이 찾는 관광지가 되었다.
전망 째지고, 운치도 좋은데 커피값이 사악해.. -_-
걍 2층 올라가서 테라스로 나가 전망 실컷보다가 사진찍다가 화장실갔다가 네팔 거울 한번 보고 나오세요-

'아..전세값 올려달라는데 돈 나올때는 없고 어쩌지....'
돌상도 고민이 많아..
이 집엔 왠 돌상들이 그리 많은지.

저 바위 위에서 채정안이랑 이선균이 장난치고 뒹구니까 그리 낭만적바위두만,
아줌마 올라가서 전화받으니까 걍 돌이네.
조금 더 볼라치다가 오늘 부암동은 그만 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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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오기 전 부록으로 덕수궁 길.

'내 눈엔 니들이 비정상이야.'
누가누굴 구경하는지 모르겠네.
이 동상 제목이 '장독대' 라는데
보는 순간 매직아이를 접하듯 눈알이 ㅡㅡ 요렇게 된다.
동상이 꼭 밑으로 짜부라진 것 같이.
내 나름 잘 찍었다고 생각하는
그녀의 사진으로 오늘은 훈훈하게 마무리.
출처
원문링크 : [서울여행]부암동,윤동주시인의언덕오르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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